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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작가 소설 리뷰

by 독서 좋아 2025. 5. 16.

― 나만의 언어로, 세상과 연결되는 이야기

 

🌸 작품 개요

정세랑 작가가 처음으로 발표한 청소년 소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사춘기를 통과 중인 한 소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자아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체리새우’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중학교 2학년 주인공 박하은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비밀글’들이 서사의 중심을 이룹니다. 학교생활, 가족과의 거리감, 친구와의 갈등, 타인과 나 사이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위화감 등 10대들이 겪는 불편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정세랑 특유의 감성적이고 위트 있는 문체로 풀어냅니다.

 

단순히 일기 형식의 성장 서사에 그치지 않고, 하은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나’의 이야기, 그리고 점차 타인을 이해하며 넓혀가는 시야는 어떤 세대의 독자라도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울림을 전합니다.

 

📘 줄거리 요약

이야기의 주인공은 박하은, 중학교 2학년 여학생입니다. 겉보기엔 조용하고 평범하지만, 사실은 내면에 수많은 생각과 말들이 가득한 아이입니다. 하은은 자신이 겪은 일들을 블로그에 ‘비밀글’로 기록합니다. 그 비밀글에는 자신을 둘러싼 학교생활의 풍경, 친구들 사이에서의 긴장감, 가정 내에서의 미묘한 감정, 사회 문제에 대한 민감한 반응까지 담겨 있습니다.

 

“왜 아무도 나를 진짜로 이해하지 못할까?”


“나는 도대체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지?”

 

이러한 고민 속에서 하은은 학교 폭력, 왕따 문제, 교사의 편견,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을 직접 겪거나 목격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자신만의 시선과 언어로 그것들을 정리해 나갑니다. 체리새우라는 별명처럼 연약해 보이지만, 하은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삶을 견디고, 변화하며, 조금씩 자기를 표현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진짜 친구들, 그리고 비밀글 속에서만 존재하던 진짜 ‘자기 자신’은 결국 하은을 더 단단하게, 더 넓게 성장하게 만듭니다.

 

🧍‍♀️ 주요 인물 분석

◾ 박하은 (체리새우)

조용하고 내성적인 듯하지만 사실은 세상을 누구보다 깊이 관찰하는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
블로그에 비밀글을 쓰며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이해해 갑니다.
하은의 내면은 사춘기를 겪는 많은 10대의 마음을 대변하면서도 더 나아가 타인의 고통을 알아차리는 공감 능력을 가진 존재로 묘사됩니다.

◾ 반 친구들

하은이 속한 반에는 전형적인 ‘무리’가 존재하고, 누군가는 왕따가 되며, 누군가는 방관자가 됩니다.
하은은 그 틈에서 중심도 아니고 완전히 배제된 주변도 아닌 ‘주변인’으로서의 시선을 가지며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친구들과의 복잡한 감정선, 미묘한 언행 속에서 독자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관계의 굴곡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주제와 메시지

1. 비밀글은 결국 ‘진짜 나’에 대한 고백이다

하은이 올리는 비밀글은 단순한 일기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회에서, 가족 안에서, 또래 집단 속에서 드러내지 못했던 자신의 진짜 감정을 기록한 공간입니다.
우리는 이 ‘비밀글’을 통해 하은의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게 되며 말할 수 없어 더 중요했던 감정들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2. 나만의 언어로 세계를 이해해 나간다는 것

작품은 하은의 시선을 통해 편견과 억압, 차별과 불공정에 대해 조용하지만 명확하게 이야기합니다.
직접적인 비판보다 더 강력한 것은 그것을 견디는 개인의 목소리입니다.
하은은 외치지 않지만 자신의 감정과 시선을 정리해 글로 남김으로써 세상에 응답합니다.

3. 성장이란, 더 많은 질문을 품는 용기

이 소설에서 성장은 완성형으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은은 점점 더 많은 질문을 품고, 세상을 더 복잡하게 이해하게 됩니다.
그 질문들을 무겁게 끌어안으며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 말하는 진짜 ‘성장’입니다.

 

✍️ 작가의 문체와 서사 방식

정세랑 작가는 이 작품에서 청소년의 언어와 감성을 매우 정교하게 재현합니다.
‘비밀글’이라는 형식을 빌려 하은의 독백을 따라가다 보면,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고 때로는 아프게 느껴지는 문장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 문장은 간결하지만 함축적
  • 상징은 은근하지만 강력

무엇보다도 작가는 청소년 독자를 ‘가르치거나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이 작품 속 하은은 자기 힘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할 줄 아는 독립된 존재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교훈적인 메시지를 넘어 자존감 회복과 자아 찾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독자에게 다가옵니다.

 

💬 감상 및 총평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건져낸 가장 진실된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비밀글’을 써 본 적이 있다면, 그 글에 위안을 받았거나 상처를 위로받았던 경험이 있다면 이 소설은 마음 깊은 곳까지 닿을 것입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도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 안의 감정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주는 이 소설은 ‘작은 목소리로도 충분히 큰 울림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 이런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사춘기 청소년을 위한 책을 찾는 독자
  • 감정이 섬세하게 담긴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분
  • 차분하고 따뜻한 문장을 좋아하는 분
  • 청소년 독후활동, 학교 독서교육 교재로 활용하고 싶은 교사/학부모

 

⭐ 총평 (5점 만점 기준)


감정 묘사 ⭐⭐⭐⭐⭐ 섬세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공감 서사
사회적 메시지 ⭐⭐⭐⭐☆ 청소년 안에서 자라나는 인권 감수성
서사와 구성 ⭐⭐⭐⭐☆ 내면의 흐름을 따라가는 안정된 서사
문체와 표현 ⭐⭐⭐⭐⭐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문장들
대중성과 공감력 ⭐⭐⭐⭐⭐ 누구나 겪었던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함

 

마무리 한 줄평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한 소녀의 비밀글 속에서 펼쳐지는 세상의 조각들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연약하면서도 단단한 존재인지. 그러나 분명하게 말해주는 아름다운 성장소설입니다.